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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ICHI SAKAMOTO/Music

사카모토 류이치 "Ballet Mécanique" (발레 메카닉)


Show me something I've never seen

여태껏 본 적 없던 걸 보여줘

Like a river gleaming in the sun

태양에 빛나는 강물이나

Or the sea and sky kissing on the horizon

수평선에서 입을 맞추는 바다와 하늘처럼


When I look out of my window

창밖에 보이는 건

All I ever see is cloudy grey skies

흐린 회색 하늘뿐

And when you look into your mirror

당신이 거울을 보겠다면

How d'you think you're ever gonna see me

나는 앞으로 어떻게 볼 생각이야?

Look into my eyes

내 눈을 바라봐줘


Will somebody please tell me why

누군가 알려줬으면 좋겠어

Women look so easy telling lies

여자들은 왜 그리 쉽게 거짓말을 하는 듯 보일까

Why a smiling face can't erase lonely eyes

왜 웃고 있어도 고독한 눈은 지워지지 않는 걸까


When I look out of my window

창밖에 보이는 건

All I ever see is cloudy grey skies

흐린 회색 하늘뿐

And when you look into your mirror

당신이 거울을 보겠다면

How d'you think you're ever gonna see me

나는 앞으로 어떻게 볼 생각이야?

Look into my eyes

내 눈을 바라봐줘


I don't know why

도통 모르겠어

My face makes you laugh all the time

내 얼굴을 볼 때마다 너는 늘 웃지만

But you're all I need you make my life so complete

너는 내 인생을 채워준 나의 전부인걸


僕には始めと終わりがあるんだ

나에게는 시작과 끝이 있어

こうして長い間空を見てる

이토록 오랫동안 하늘을 보고 있어

音楽いつまでも続く音楽

음악,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음악

踊っている僕を君は見ている

춤추고 있는 나를 너는 보고 있지



  "Ballet Mécanique"은 1986년 4월 21일에 발매된 사카모토 류이치의 6집 앨범 "미래파 녀석들 (未来派野郎/Futurista)"에 수록된 곡이다. "미래파 녀석들"은 20세기 초반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에서 짙은 영향을 받았으며 전부 독창적이고 모험심 강한 수록곡들을 자랑하고 있다. "Ballet Mécanique"은 그중에서도 특별히 대중적인 색채가 묻어나 있는 트랙이다. '메카닉'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곡명대로 자잘한 태엽 소리와 찰칵대는 촬영음이 늘 귀를 자극하지만 무엇보다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감미로운 보컬이 두드러지는 곡이다.



"WONDER TRIP LOVER" 가사 (해석)


  사실 "Ballet Mécanique"의 멜로디는 당초 80년대 일본 아이돌 가수인 오카다 유키코의 "WONDER TRIP LOVER"에서 먼저 선보여진 바 있다. "WONDER TRIP LOVER"는 오카다 유키코의 생전 마지막 앨범인 "비너스 탄생 (ヴィーナス誕生)"의 1번 트랙으로 "Tibetan Dance (1984)"의 보컬 버전을 녹음한 적 있는 EPO와 사카모토 류이치가 작사/작곡한 곡이었다. 다소 차가운 디지털 음과 강렬한 기타 사운드의 화음이었던 "Ballet Mécanique"과는 달리 "WONDER TRIP LOVER"는 오카다 유키코의 대표적인 컨셉을 각인시킨 키세부치 테츠로의 편곡이 만나 발랄하고 야심찬 대중 가요로 탈바꿈되었다.


  "비너스 탄생"과 "미래파 녀석들"의 앨범 발매일은 각각 1986년 3월 21일과 1986년 4월 21일로 딱 한 달 차이다. 그 사이 오카다 유키코는 세상을 떠나고 없었으며 사카모토 류이치는 "20세기 음악은 미래파 운동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라는 자신만의 주관이 담긴 솔로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물론 "Ballet Mécanique"이 요절한 가수를 헌사한다는 의미 하나만으로 넣은 트랙은 아닐 것이다. 두 곡을 따로 들어보면 멜로디는 같아도 작품을 이루는 지향점 자체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크로닉 러브" 가사 (해석)


  "Ballet Mécanique"은 당시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내였던 야노 아키코가 작사한 곡으로 1989년부터 롤링 스톤즈의 코러스를 주로 맡고 있는 버나드 포울러가 보컬 녹음에 참여했다. 1986년 Media Bahn Live 투어나 1988년 Neo Geo 투어 등 다양한 라이브에서도 연주되었고 지금은 엄연한 명배우인 나카타니 미키가 한때 "크로닉 러브 (クロニック・ラヴ, 1999)"라는 곡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크로닉 러브"는 "Ballet Mécanique"의 개성과 "WONDER TRIP LOVER"의 대중성을 동시에 사로잡은 곡으로 사카모토 류이치가 편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나카타니 미키가 직접 가사를 썼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카모토 류이치를 감성적인 피아니스트로만 알고 있던 이들은 "Ballet Mécanique"의 다채롭고 재치 있는 면면에 새삼 놀랄 수도 있다. "Ballet Mécanique"의 가장 최근의 변화는 2014년 Playing the Orchestra에서 선보인 관현악 버전이다. 일본의 현대 음악가인 후지쿠라 다이가 편곡한 관현악 버전은 오히려 "Ballet Mécanique"이나 "크로닉 러브"보다도 아예 이 작품의 첫 시작이었던 "WONDER TRIP LOVER"의 친근한 편곡을 연상시킨다. 오케스트라로만 접했을 때 알 수 있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또 다른 매력이 존재한다. "Ballet Mécanique"의 관현악 버전은 다름 아닌 실로폰과 바이올린의 통통 튀는 협연이 돋보일 뿐더러 이 자체만으로 원곡의 정수를 담아냈다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