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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OWIE/Post

데이빗 보위의 첫 번째 페르소나 '톰 소령'


  '톰 소령(Major Tom)'은 Space Oddity에서 최초로 등장한 데이빗 보위의 첫 번째 페르소나다. 데이빗 보위의 가수 인생을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으며 Space Oddity 말고도 Ashes to Ashes, Hallo Spaceboy, Blackstar 등의 음악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유명한 인물답게 데이빗 보위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의 작품에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독일의 신스팝 뮤지션인 피터 실링은 1982년 Space Oddity의 후속 이야기를 다룬 Major Tom을 발표했으며 이 곡을 통해 독일과 오스트리아 차트 1위를 기록했다. 2003년에는 캐나다의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뮤지션인 커비 이안 앤더슨이 Mrs. Major Tom이라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발표하여 톰 소령의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엘튼 존의 Rocket Man 역시 Space Oddity와 유사한 스페이스 록이라 '톰 소령'과 관련 있다는 팬들의 해석이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데이빗 보위가 콘서트에서 Space Oddity를 부를 때 "오, 로켓 맨!"이라고 외치는 재치를 직접 보이기도 했다.


Space Oddity의 톰 소령


  앞서 말했듯이 '톰 소령'은 데이빗 보위의 대표곡인 Space Oddity (1969)에서 처음 등장한다. Space Oddity는 로켓 발사에 성공하여 지구 위를 유영하는 우주 비행사 '톰 소령'의 이야기를 다룬 곡이다. 이 곡에서의 '톰 소령'은 격양된 상황 속에서 우주를 떠돌다가 인생의 허무함을 느껴 지상 관제탑과의 회로를 끊는다. 그는 "내 아내에게 사랑한다고 전해달라(Tell my wife I love her very much)"는 말을 건넨 뒤 눈 앞에 있는 푸른 지구를 바라보며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1969년에 촬영한 데이빗 보위의 홍보 영상 Love You till Tuesday에는 Space Oddity의 초기 녹음 버전이 수록되었다. 이 버전의 뮤직비디오에서 데이빗 보위는 '톰 소령'과 지상 관제탑 직원을 동시에 연기한다. "오늘 별이 되게 다르게 보인다(And the stars look very different today)"는 가사가 흐를 때 천사/외계인을 연기하는 두 여인이 등장한다. 이윽고 두 여성은 '톰 소령'의 우주복을 벗기고 지구와 통신을 끊게 한다. 뮤직비디오의 결말은 로켓 안에 있는 '톰 소령'이 두 여성과의 다자연애 형식으로 끝난다. 1969년에 촬영된 이 홍보 영상은 제작 당시 발매하지 않았고 1984년이 되어서야 공개되었다.



Ashes to Ashes의 톰 소령


  Space Oddity와 더불어 두 번째 페르소나인 지기 스타더스트의 연이은 성공으로 누구보다도 찬란한 70년대 초반을 보낸 데이빗 보위는 약물 중독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다. 헤로인 중독이 극에 달하자 1976년 서베를린으로 떠나 휴양 생활을 보내기도 했는데, 인간으로서 꼭대기와 밑바닥을 동시에 경험했던 데이빗 보위는 1980년 Ashes to Ashes를 통해 '톰 소령'을 다시 소환한다.


  Ashes to Ashes에서의 '톰 소령'은 약쟁이(Junkie)로 묘사된다. Space Oddity의 초기 버전 뮤직비디오에서 직접 '톰 소령'을 연기한 것처럼 Ashes to Ashes 역시 데이빗 보위 본인을 투영한 곡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곡의 '톰 소령'은 Space Oditty의 다음 이야기라기보다는 본인의 자아 성찰이 더욱 묻어난 인물이다. "늘 최악에 머무르면서 천국을 맛보았다(strung out in heaven's high, hitting an all time low)"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약물 중독 상태였던 데이빗 보위 본인을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톰 소령'이라는 페르소나는 데이빗 보위와 더욱 가까워졌다.


  한편 Ashes to Ashes가 '톰 소령'의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알려주는 곡이라는 의견도 있다. 첫 소절부터 Space Oddity 이야기의 한참 지난 시기를 다룬다. 지상 관제탑은 '톰 소령'의 메시지를 받게 되는데, '톰 소령'은 "난 내가 사랑해야 했던 모든 것을 사랑했다"고 전한다. 그는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그를 고통스럽게 하고 가진 건 지구에서 챙긴 여자 사진뿐이라며 돈이나 머리카락도 없다고 말한다. '톰 소령'은 그동안의 습관을 고치려 했으나 너무 즐겁고 중독성이 심해 끊을 수 없다고 토로한다. 곡이 거의 끝나가자 데이빗 보위는 "모든 걸 끝내려면 '톰 소령'과 놀지 말아야 한다(to get things done, you'd better not mess with Major Tom)"며 이르듯이 노래한다.


이후의 톰 소령


  데이빗 보위는 1995년 Outside라는 이름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그중 6번 트랙인 Hallo Spaceboy를 펫 샵 보이즈가 리믹스하는데, 리믹스 버전의 2절에서 '톰 소령'이 등장한다. 데이빗 보위가 직접 부르지는 않았으나 펫 샵 보이즈의 닐 테넌트가 카운트다운이 잘못 되었다는 Space Oddity의 가사를 언급한다.


  이후 '톰 소령'은 한동안 언급이 없었으나 2003년에 발표된 New Killer Star의 뮤직비디오에서 '톰 소령'을 연상케 하는 우주 비행사가 등장한다. 또한 데이빗 보위의 2015년 싱글인 Blackstar의 뮤직비디오에서도 '톰 소령'으로 추정되는 우주 비행사의 시체가 비춰진다. 여성 외계인이 '톰 소령'의 해골을 되찾아 종교의 상징으로 숭배한다. 뮤직비디오 감독인 조한 렌크는 데이빗 보위의 마지막 5년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데이빗 보위: 지기 스타더스트 마지막 날들'에 출연해 "100% '톰 소령'이다"라고 인터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