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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Movie

[드래곤 길들이기 3 (How to Train Your Dragon: The Hidden World, 2019)] 감상

  [드래곤 길들이기] 1편은 그동안 드림웍스가 내놓은 애니메이션 중 의외로 가장 뜻밖인 작품이었다. [슈렉]으로 해피 엔딩 동화를 비틀고 [쿵푸 팬더]로 전형적인 영웅 서사를 비꼬며 심지어 [메가마인드]에서는 악당 편에 서기까지 했던 제작사가 바이킹 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규모 판타지를 만들어내다니! 물론 여태껏 아웃사이더의 삶을 담았던 드림웍스답게 [드래곤 길들이기]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어딜 가나 무시당하는 약골 소년 '히컵'과 완벽한 듯 보이지만 꼬리 한 쪽이 없어 제대로 날 수 없는 드래곤 '투슬리스'였다. 이들의 우정도 세상에 나온 지 어느덧 9년이 지나 이제 뜨거운 안녕을 전하게 되었다.  

  할리우드의 여타 메이저 작품들과는 달리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특별함은 무엇보다도 '받아들임'이라는 덕목이다. 대장정의 마지막을 그리는 이번 편 역시 그동안 다루었던 '우리와 다른 존재는 위협 대상일 뿐이다'라는 편견을 넘어 보다 성숙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마지막 작품답게 이미 정을 붙여놨던 인물들을 대하는 태도가 정성스럽고 새롭게 소개하는 캐릭터들 또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2014년에 개봉했던 2편이 이야기와 볼거리의 균형 조절을 실패했다면 [드래곤 길들이기 3]는 한층 탄탄한 스토리와 눈길을 사로잡는 시각 디자인으로 함께 여행을 떠났던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묵직한 감동에 비교할 수는 없겠으나 한편으로는 [토이 스토리 3]가 연상되기도 한다. 그동안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 해왔던 이들을 떠나보낼 줄 안다는 점에서 [토이 스토리]의 앤디와 [드래곤 길들이기]의 히컵은 각각 두 이야기 속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드래곤 길들이기]가 그만큼 무게감이 있는 시리즈였냐 하면 마냥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지만, 이토록 균질하고 숭고한 블록버스터도 드물었을 것이다. 전형적인 판타지로 시작했지만 결국 순응으로 끝마친 결말이 이 시리즈가 남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