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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HERS/Movie

[페르소나 (Persona, 2019)] 감상

  좀비 사극 [킹덤]을 시작으로 한국을 향한 넷플릭스의 관심도가 본격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예정보다 6일 뒤늦게 공개된 [페르소나] 역시 이러한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프로젝트 중 일환으로, 이경미/임필성/전고운/김종관 네 명의 감독들과 아이유의 만남에 이미 공개 전부터 큰 화제를 끌어모았다. [페르소나]가 가장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한 명의 배우로 다양한 시각을 체험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러브 세트
  배우들의 본명을 그대로 사용한다거나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보면 평소 배우들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백분 활용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사물에 집중하며 리듬감을 형성하는 연출이 인상적이었으며 일생 일대의 순간을 테니스 승부로 비유한 표현이 독특하다. 다만 이경미 감독 특유의 시선이 이야기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일상의 기이한 이면을 파고드는 능력이 탁월한 감독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서 그러한 요소들을 집어넣기에는 다소 무리가 보였던 것 같다. 

썩지않게 아주 오래
  오히려 장편 영화였다면 또 어땠을까 싶을 만큼 의외로 볼거리가 많았던 작품이다. 여성 인물을 늘 신비로운 객체로 묘사한 연출이 아쉽지만 극이 흐를수록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이야기를 끄집어내며 이 점을 수긍시킨다. 어쩌면 극중 '은'이라는 인물이 최근의 아이유가 가장 도달하고 싶었던 이상향이 아니었나 생각되기도 한다.

키스가 죄
  [페르소나]의 공개일을 어쩔 수 없이 늦추게 했던 장본인. 같은 반 친구의 아버지한테 소소한 복수를 하려고 계획을 세우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며 개성 있는 인물과 상황들이 줄지어 등장한다. 다른 작품들이 주인공을 그저 대상화하는 데 그쳤다면, [키스가 죄]는 유일하게 사람 그대로의 소동을 담았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페르소나]의 네 가지 이야기 중 가장 쾌활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밤을 걷다
  그동안의 작품들이 여성 인물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밤을 걷다]의 주인공은 남자 캐릭터 K다. 삶과 죽음, 꿈과 현실, 추억이 되어버린 사랑 등 어쩌면 가장 가까우면서도 피하고 싶은 주제를 다뤘다. 조명을 활용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띤 연출이 인상적이며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가 이야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연극적인 특성도 띠고 있다. 때때로 너무 현학적이다 싶을 정도로 감성을 건드리지만 언제나 그리운 밤 공기와 닮은 작품이다.